패자들의 모임
사교 수단으로 술을 즐기는 사람은 이따금 일이 있을 때만 술을 마시지만, 알코올중독자는 알코올 자체를 갈구한다.
이들은 술이 자신의 인생을 좌지우지하고 망치고 있다는 걸 부인하다가 위기가 닥쳐야 비로소 인정한다.
생명을 위협하는 질병, 직장을 잃을 위기, 혹은 가족에게 버림받는 일 등 참을 수 없이 고통스러운 사건이 이런 위기다.
AA는 이런 위기를 '밑바닥'이라고 표현한다. 바닥을 치는 고통을 겪으면 끝없이 부인하던 철벽에도 구멍이 나기 시작한다.
알코올 중독자는 비로소 자신이 선택의 기로에 섰음을 깨닫는다.
"가라앉아 익사하고 말 것이냐, 아니면 딛고 올라와 살 것이냐."
알코올중독에서 회복하는 첫걸음은 자신이 알코올 앞에 무기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.
그리고 알코올중독에서 회복하려면 다시는 술을 입에 대서는 안 된다.
트레이딩에서 패자의 손실은 알코올중독자의 알코올과 마찬가지다. 적은 손실은 술 한 잔이며, 큰 손실은 말술이다.
계속 손실을 보고 있다면 술독에 빠져 흥청망청하고 있는 셈이다.
패자는 이 시장에서 저 시장으로 옮겨다니고,
이 사람 저 사람 '지도자'를 찾아다니고,
좀 더 똑똑해 보이는 트레이딩 시스템을 찾아 헤맨다.
돈을 벌 때의 쾌락을 다시 맛보려고 이렇게 몸부림치는 동안 계좌의 잔고는 점점 줄어들 뿐이다.
패자는 혀 꼬부라진 소리를 하지 않을 뿐, 알코올중독자처럼 사고하고 행동한다.
두 집단은 공통분모가 많으므로 알코올중독자 모델을 보면 패자가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할 수 있다.
그런데 알코올중독은 치료 가능한 질병이다. 트레이딩으로 돈을 잃는 습관도 마찬가지다.
AA의 행동 수칙을 활용하면 패자도 변할 수 있다.
- 심리투자법칙 / 알렉산더 엘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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